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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20

신성민 승인 2020.01.31 10:39:06 호수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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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스타 타고서~ 하늘을 날으는~ 원더키디!” 30여 년 전쯤 제작되어 방영된 ‘2020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공상과학(SF)만화 오프닝송 가사 중 한 대목이다. 육로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자가용 비행기로 언제나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란 설렘은 2020년 지금 어느 정도 이루어진 걸까?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이 관리하는 ATIS(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자가용 비행기는 133대, 회전익 항공기(헬기)는 96대가 등록되어 있어 해당 소유주들에겐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1)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다. 꽤 오래된 만화영화 마이티 마우스2)의 주요 줄거리는 ‘늑대들이 어린 양을 공격하면 주인공 마이티 마우스가 붉은 망토 휘날리며3) 늑대를 혼내주고 양을 구한다’는 내용이다.『트렌드 코리아 2020』의 공저자라 할 수 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연일 녹록지 않은 사정이 설상가상 겹쳐지는 올 한해 위기를 마이티 마우스처럼 용감하게 극복하자는 뜻에서 2020년의 키워드 두운을 ‘MIGHTY MICE’4)로 맞췄다.

①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② Immediate Satisfaction :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③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④ Here and Now :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⑤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⑥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⑦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⑧ Iridescent OPAL :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⑨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⑩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복잡한 다면사회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 개의 가면을 TPO5)에 맞게 바꿔 쓰는 다중 정체성(① 멀티 페르소나)6)으로 이는 ‘모 아니면 도(Do or Die)’ 식의 적자생존이 아닌 ⑦ 특화생존을 의미한다. 이로써 현대인은 니체의 초인(Über-mensch) 개념이 현대적으로 변용된 ⑤ 초개인화 기술을 습득하고 가치관 역시 ‘남들보다 나은 나’(성공)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성장)를 지향한다(⑩ 업글인간).
젊은이들의 한껏 부풀은 욕망을 충족시킬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니 이들은 소유(다운로드)가 아닌 향유(④ 스트리밍 라이프)를 추구하고, 이렇게 축적된 경험은 소극적 구매 개념의 ‘팬덤(Fandom)’을 적극적 참여 개념의 ‘⑥ 팬슈머(Fansumer)’로 진화시켰다. 이제 소비자는 상품 브랜드가 아닌 자기 생활과의 마지막 접점(② 라스트핏 이코노미)에서 즉각 느껴지는 주관적 만족을 중시하므로 이에 특화된 기업이 성장할 것이고,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는 편리성을 프리미엄과 동치시키는 ⑨ 편리미엄을 추구하므로, 관련 수요 시장7)이 확대될 것이다.

현재 인구구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산규모와 소비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모든 보석의 색을 담고 있다는 ⑧ 오팔처럼 정치·경제·문화 전 영역에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작년 무더위 속 조국 사태로 촉발된, ‘불공정성에 대한 화두’는 모든 세대를 분노시켜 공정성은 기본이고 선함(Goodness)까지 추가된 ③ 페어 플레이어 마인드가 시대정신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변호사들은 전관 여부를 가리지 않고 하나같이 ‘이제 변호사 업무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변호사들도 적자생존이 아닌 특화생존을 위해 다방면의 멀티 능력을 업글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들의 온라인 마케팅으로 활성화된 의뢰인의 스트리밍 법조쇼핑은 법률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케 하여 머지않아 의뢰인 스스로가 변호사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스마트 로슈머(Lawsumer)로 거듭날 것이므로 변호사들도 ‘의심스러울 때는 의뢰인의 편익으로’ 서비스 마인드를 가꿔 나가야 한다.

한편 우리는 고성장 시대의 취업불패 자수성가 성공신화에 취한 오팔세대 사회지도층 일부가 자신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당시는 규범이 정비되기 전이므로 나는 잘못이 없다’라고 항변하는 모습을 자주 보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로남불의 사고방식은 더 이상 동시대인들이 인정하고 따르는 시대정신이 되지 못한다는 점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2008년부터 매년 말 지속적으로 발간된, 또 앞으로도 계속 발간될「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이처럼 법조인들에게도 시사점이 많은 책이다.

2020년은 교차와 반복의 연도(年度)이다. 뉴 밀레니엄을 보낸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고, 이에 숫자 20이 동일하게 연달아 대구를 이룬다. 80년생 잔나비 띠들은 새 천년(2000)에 만 스무 살(20)이 되더니 이제는 그만큼의 세월(20)을 고스란히 보내고 어느새 不惑(40)의 나이가 되어 버렸다. 80년생 필자에겐 저년차 시절 지방법원을 숱하게 다니며 네이버 지도를 통해 최적화 경로를 발굴하는 ‘취미 아닌 취미’가 있었는데 2040년에는 ‘에어셔틀 타고서~ 지법을 누비는~ 복대리변!’이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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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의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자가용 비행기를 직접 몰고 다닌다(http://www.ajolie.km.ru).
2) 1942년에 만화로 탄생해 미국의 20세기 폭스 사에서 1945년부터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다.
3) 한국 방영분 오프닝송 가사 중 한 대목이 ‘나간다 마이티 마우스~ 붉은 망토 휘날리며~’이다.
4) 다만,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우리 모두가 작은 히어로가 되어 힘을 모아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하여 원제목의 ‘mouse’ 대신 그 복수형인 ‘mice’를 사용했다.
5) Time, Place, Occasion 때와 장소 및 상황
6)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치는, 특히 그의 실제 성격과는 다른, 한 개인의) 모습
7) 가령 가사 노동, 줄 서기 등 일상의 영역에까지 자신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들을 이용하면서 여유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신성민 변호사

 

신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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