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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변호사 인터뷰

장희진 승인 2020.03.02 15:16:54 호수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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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호 ‘발로 뛰는 변호사’에서는 KBS 법조전문기자로 활약하시는 백인성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회보에 소개될 만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변호사로서 기자를 하는 것이 조금 특이해 보였던 것일까요. 내세울 것도 없는데, 쑥스럽네요. 항상 인터뷰를 ‘하는’ 입장에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인터뷰를 ‘당하는’ 입장이 되니 상당히 새롭습니다.

Q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백 변호사님처럼 기자로 활약하시기도 하고 다양한 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로스쿨 진학 전에도 기자였던 걸로 아는데, 이렇게 법조인이 되셨습니다.
로스쿨 진학 전에는 파이낸셜 뉴스, 경향신문 법조팀에 있었어요. 법에 대한 지식도 없는데 법조기자를 하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법조인들을 만날 기회도 정말 많았고, 사건도 많이 다뤘었는데 말이죠. 법조인들이 ‘최고’ 같은 용어를 막 쓰는데 전혀 모르겠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법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을 강하게 했고, 마침 로스쿨도 생긴 터여서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법조전문기자’라는 게 없었기 때문에 나름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기도 하고요. 또 평소에 2~3년마다 커리어 체인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거든요. 회사를 옮기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건데, ‘만일 변호사라는 직업이 내게 잘 맞는다면 또 그렇게 커리어를 바꿀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헌법재판소 판례에 관심이 많아요. 
최근에 워낙 검찰 이슈가 많아서 다른 기자들이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지만 사실 헌법재판소에 좋은 결정들이 
계속해서 많이 나오고 있어요.
제가 어떻게든 인터넷 기사라도 소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사내변호사 생활도 하셨는데 다시 언론사로 가셨네요.
네. 코스닥 상장사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했었어요. 변호사 생활이 저한테 맞지 않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재미도 있었고 한데, 뭐랄까, ‘이렇게 책상에만 앉아있기에는 제 자신이 너무 젊지 않은가’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기자의 삶이라는 건 진짜 다이내믹하니까요. 아직 젊은 지금, 다시 기자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기자 생활이란, 정말 매력적이죠. 끊기가 어렵습니다(웃음).

Q 기자와 변호사, 비교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어떤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으세요?
저야 기자가 좋죠. 사내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는 몸은 편했어요. 그런데 마음은 편하지 않더라고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많은 사건을 겪고, 취재하고, 보도하는 데서 오는 보람에 대한 갈망이 컸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법조전문기자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분야라고 한다면 저는 헌법재판소 판례에 관심이 많아요. 최근에 워낙 검찰 이슈가 많아서 다른 기자들이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지만 사실 헌법재판소에 좋은 결정들이 계속해서 많이 나오고 있어요. 제가 어떻게든 인터넷 기사라도 소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에는 신입 기자이기도 했고, 
그냥 열심히만 하고 사건만 쫓고 하다가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법 공부를 하고 변호사가 되고, 
또 기자가 되어서 바라보는 법조계 풍경은 다르긴 하더라고요.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고. 
뭔가 법조계가 돌아가고, 보도자료가 나오고 할 때 어떤 의도가 있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죠.

 

Q 언론사들도 변호사 기자를 채용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언론사 측이 특별히 원하는 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변호사가 직접 기사를 다루다 보니까, 혼자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죠. 법률전문가를 굳이 찾아 물어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다른 기자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 주기도 하고요. 그런 점이 언론사 입장에서는 이점일 수밖에 없어요. 또 방송국의 경우라면 앞으로 의학전문기자들도 그렇듯이 방송사 소속의 법률전문가이자 기자로 출연을 한다면 국민들은 물론 언론사 입장에서도 좋은 거고요. 미국 같은 경우는 변호사 출신 기자들이 정말 많고 이미 보편화된 지 오래죠.

Q 신입변호사들 입장에서는 변호사 생활을 하지 않고 백 변호사님과 같이 새로운 직역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리라고 생각해요. 변호사라면 무조건 송무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도 있겠죠. 하지만 변호사들은 정말 많아졌잖아요. 제가 KBS에서 정년퇴직을 한다고 생각하면, 아마 그때쯤이면 변호사가 6만 명도 넘어버릴 것 같아요. 그렇다면 송무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게 더 쉽지 않겠죠. 저 말고도 송무를 하실 분들은 정말 많지 않을까요? 제가 누구보다 송무를 잘한다고 하면, 송무로 나서겠지만 제 자신에게 그런 특별함은 아직 발견을 하지 못했어요. 저도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거의 진출하지 않은 분야인 변호사 출신 법조전문기자의 길을 가고 있고요. 그렇게 점점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하는 것이 로스쿨 도입취지가 아닐까 싶어요.

 


Q 법조인이자 기자로서 바라보는 법조계 풍경은 어떠세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에는 신입 기자이기도 했고, 그냥 열심히만 하고 사건만 쫓고 하다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법 공부를 하고 변호사가 되고, 또 기자가 되어서 바라보는 법조계 풍경은 다르긴 하더라고요.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고. 뭔가 법조계가 돌아가고, 보도자료가 나오고 할 때 어떤 의도가 있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죠.

Q 기억에 남는 보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얼마 전에 강북삼성병원에서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하신 교수님이 계셨어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었는데 그분이 결국 ‘의사자’로 지정이 안 됐어요.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자 지정을 안 해준 이유를 알아보니 “임 교수가 다른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제가 취재를 하다가 임 교수님의 당시 상황을 찍은 CCTV화면을 입수해서 단독보도를 했어요. 공개가 한 번도 안 되었던 장면들이기도 하고, 반드시 알려져야 하는 일이기도 했죠. 생각할수록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에요. 보도 이후에 유족들이 고맙다고 말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제가 KBS 입사한 후 첫 단독보도이기도 해서 기억에 특히 남네요.

Q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백악관 기자회견 장면이 보도될 때 보면 백발의 기자가 조용히 취재 수첩에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 종종 보이거든요. 저도 그렇게 법조전문기자로서의 전문성과 관록을 가지고 묵묵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로 남고 싶어요. 그쯤이면 벌써 변호사들이 6만 명이 넘을 텐데 정말 잘해야겠네요. 기자이자 변호사의 한 사람으로서 공익에 대해 품었던 초심을 가지고 묵묵히 저의 길을 가야죠.

●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장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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