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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시효연장을 위한 신확인소송의 소의 이익

장재형 승인 2020.06.01 14:04:49 호수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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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사안과 쟁점

원고는 수원지방법원 2003가합15269호로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피고에게 1997. 2. 말경 6,000만 원, 1997. 4. 초경 1억 원을 각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며 대여금 1억 6,000만 원 및 이에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하여, 2004. 11. 11.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받고 2004. 12. 7.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그 뒤 원고는 2014. 11. 4. 위 대여금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피고를 상대로 1억 6,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이행의 소를 제기하였는바, 피고는 제1심에서는 다투지 않아 무변론패소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하여 원심에서는 파산에 따른 면책 항변을 한 사안인데, 대상 판결은 소의 이익의 존재나 중복제소의 저촉 여부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의 대상이 아니었으나 원심 설시의 청구원인이 이행소송의 형태로는 미흡한 점을 지적하면서 직권으로 소멸시효연장을 위한 소송의 형태에 관하여 전원합의체 판결로새로운 확인소송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02 판결 요지

다수 의견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되고, 채권자는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해 종전과 같이 이행청구의 소만이 가능하다는 5인의 소수 의견과 청구권확인 소송으로 충분하다는 1인의 별개의견이 있다.

03 판결 평석(신확인소송의의미)

가. 다수 의견의 결정적인 문제는 그 새로운 형태의 확인소송에 현 소송법 이론상 일반적인 권리보호자격 즉 청구적격이 있는가와 다음으로 확인의 소로서의 대상 적격이나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가 하는 점에 귀결된다.
먼저 청구적격으로서 법률적 쟁송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는 소 제기 사실을 소송물로 한다는 점에서 사실을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도 있고, 다른 한편 채권의 시효 중단이라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할 수도 있어, 단정적으로 소로서의 일반적인 권리보호자격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확인의 소로서의 대상 적격이 있는가인데, 신확인소송은 권리나 법률관계 자체가 아닌 소 제기라는 사실을 대상으로 하므로 대상 적격이 없다는 가장 큰 비판에 봉착한다.

마지막으로 확인의 이익에 있어서는 상대방이 다투지 않더라도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현재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불안이 있음은 인정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 적절한 수단으로서 이행청구가 가능한데도 확인소송을 인정할 것인가는 이론상 이견이있을 수 있다. 즉 소멸시효연장만을 위한 신확인소송을 인정할 경우 확인의 소의 보충성에 위반 하는지가 문제이다. 실무상 현재까지 30여 년 동안 이행의 소로써 이루어진 만큼 이행청구는 법리상 당연히 가능하다는 전제 위에서는 원칙적으로 신확인소송은 확인의 소에서의 확인의 이익에 관한 보충성에 반하여 소의 이익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효연장을 위한 소 제기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원고가 이행의 소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어 원고가 그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채권의 존재에 대하여 확인 판결을 받는 이외에 다른 유효 적절한 수단이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인가인데,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다수 의견이 내세우는 새로운 확인소송은 오로지 소멸시효 중단을 위해 확정판결 채권이 있다는 사실 및 시효중단을 위한 소가 제기된 사실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채권의 시효중단이라는 소제기 사실만을 소송물로 한다고 하여 그 소송에서는 피고 측의 어떠한 다른 항변이나 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는데, 무릇 피고 측의 정당한 항변이나 반소가 허용되지 않는 형태의 소송 형태는 법 이론상은 물론 분쟁 해결을 위한 아무런 방법이 될 수 없고 또 비경제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집행권원의 추가보다 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소가나 인지 등은 물론 소송비용과 실체법상의 채권 관리비용을 혼용하여 실무상 혼란이 우려되고 소송법체계에도 반하는 결과가 예상된다.

다수 의견이 원고의 의사에 따른 심리의 간소화, 집행권원의 이중화 방지나 피고의 응소 불편해소 등 경청할만한 점에 착안하여 간단한 단순 용도의 확인소송이 굳이 금지될 이유가 없다고하여 새로운 확인소송을 창안하여 완벽히 해결하려 한 의욕은 높이 사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새로운 확인소송이 소멸시효연장을 위한 소 제기에 있어서 종래의 이행청구를 대신할 특별한 해결책이나 획기적인 개선책으로서의 비교적 우위가 눈에 두드러지지 않고, 오히려 종래 확인의 소의 확인의 이익의 보충성 법리에 반할 수 있고 실무에도 다소 혼란을 가져오거나 현행법 체계에 모순되는 논란을 가져옴으로써 화사첨족(畵蛇添足)의 결과가 아닌가 저어된다.

여하튼 관련 법률 규정 등 입법적인 결론이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위 대상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앞으로 실무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그 추이와 동향을 계속 주시하면서 운영의 묘를 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의 개정으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인지대는 최대 14만 원에 불과하고 이에 힘입어 많이 제기되고 있다는 상황이다.

나. 다음으로 별개 의견은, 기본적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형태를 제시하나, 종전의 실무나 법 이론에 따라서 이행청구로서 충분히 해결되고 있는 상황에 새삼 확인의 소의 보충성에 대한 예외를 확장하여 이론적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옥상옥에 불과하여 굳이 별 실익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확인의 소에서 예외적으로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가 이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 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 허용되는 것으로 이 사건과 같이 이미 확정 승소이행 판결이 있는 경우와는 다르다. 결국 확인의 소의 확인의 이익에 관한 보충성에 관한 예외를 널리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걸림돌이 된다.

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다수 의견의 결론은 이러한 소송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작금 소멸시효연장자체를 부정하는 비판 견해가 갈수록 많아지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이와 관련한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판결로 확정된 채권이 변제 등으로 만족되지 않는 한 시효로 소멸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는 다수 의견은, 채권의 소멸과 소멸시효제도를 두고 있는 민법의 기본 원칙과 확정 판결의 기판력을 인정하는 민사소송의 원칙에 반하므로 동의할 수 없고, 다수 의견이 따르고 있는 종전 대법원 판례는 변경되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

04 결론

소멸시효연장을 위한 이행청구의 재소(再訴)는, 법학도들은 민사소송법을 공부하면서 판결의 효력 중 기판력 일반론에서 기판력의 예외 중의 하나로 배우나, 실무 법조인들은 대부분 그 형태가 이행소송으로서 소장의 청구원인이 동일하고 말미에 시효중단을 위한다는 기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부딪혀 다소 당혹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무자력에 가까운 대부분 채무자인 피고 측 불응소의 현상에 안주하고 쉽게 선례를 답습하면서 이론상이나 실무상 별다른 의문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대상 판결은 소송물이 아닌데도 이를 논제로 삼아 과감하게 새로운 확인 소송의 형태를 방론으로 제시한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소로서의 일반적 권리보호자격이나, 특히 확인의 소에서의 대상적격이나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에 어긋나는 논거와 결론임을 지적할 수 있다. 나아가 실무상의 혼란은 차치하고, 소멸시효연장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높아지는 시의(時宜)에 오히려 역행하는 판결로 보인다.

더구나 소송물이 아니어서 상고심의 심리대상이 아니고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지도 않는데, 굳이 이를 전원합의체로 가서 종내 입법 문제라 하여 소수 의견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거꾸로 다수 의견이 됨으로써 그 이론적 근거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왔다.

장재형 변호사
●법무법인 아시아

 

장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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