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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소유권 성립을 위한 구분행위의 존부에 관하여

곽정엽 승인 2020.06.30 14:49:49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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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사안과 쟁점

피고는 8세대짜리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면서 최초에는 약 150㎡ 면적의 지하층(이하 ‘이 사건 지하층’)에 관하여 2종 근린생활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았고(1차 건축허가), 이후 지하층을 제외하고 건축허가를 받은 다음(2차 건축허가) 몰래 이 사건 지하층을 건축하고 공부에 등재 하지 않은 채 다세대주택 중 7세대를 원고들에게 분양하였으며, 피고는 남은 1세대와 이 사건 지하층을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해 오다가 자신의 1세대의 소유권을 상실하자 이 사건 지하층에 출입문을 달고 거주하였다. 이에 다른 7세대의 구분소유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지하층의 명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이 사건 지하층을 구분소유하는지 여부이고, 이를 밝히기 위하여 이 사건 지하층이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피고가 이 사건 지하층에 관한 구분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02 판결 요지

원심 판결은 이 사건 지하층은 무허가로 건축되어 공부상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고, 준공 무렵부터 이미 피고 개인 용도로 사용되었던 점 등을 들어 최초 수분양자들의 분양범위에 이 사건 지하층이 공용부분으로 포함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지하층은 그 지상의 주택 부분과는 구분되어 별도로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건축된 것으로서 구분소유의 목적이 되는 부분이므로 이를 건축한 피고에게 원시 취득되었다면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집합건물 중에서 전유부분 소유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건물 부분의 경우에는 구분소유권의 성립 여부가 전유부분 소유자들의 권리관계나 거래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구분의사의 표시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다세대주택인 1동의 건물을 신축하면서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위법하게 지하층을 건축하였다면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은 이상 공용부분으로 추정하는 것이 사회관념이나 거래관행에 부합하며, 피고 측이 이 사건 지하층을 무허가로 증축하여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해 왔다거나 공부에 이 사건 지하층이 다세대주택의 공용부분으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지하층 전체 또는 계단과 복도를 제외하고 구획된 2개의 공간을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겠다는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03 판결 평석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3조 제1항은 ‘여러 개의 전유부분으로 통하는 복도, 계단, 그 밖에 구조상 구분소유자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건물부분은 구분소유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아파트 지하실이 건축 당시부터 그 지상의 주택 부분과는 별도의 용도나 목적으로 건축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다면 건축 당시 그 아파트의 각층 주택의 관리를 위한 기계실 또는 전입주자 공동사용의 목적을 위한 창고, 대피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건축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해당 아파트 지하실은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용에 제공되는 건물 부분이고 따로 구분소유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5. 3. 3. 선고 94다4691 판결). 그렇다면 구분의사의 표시 여부를 검토하기에 앞서 이 사건 지하층이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용에 제공되는지 여부를 따져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 사건 지하층은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될 수 없으므로 피고의 구분소유권이 부정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해당 쟁점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채 구분의사의 표시 여부에 관한 판단에 들어갔다.

구분의사의 표시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가 이 사건 지하층에 별도의 출입문 등을 설치함으로써 이 사건 지하층이 구분소유권의 성립요건인 구조상의 독립성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실행위로서의 구분 또는 분할에 불과하고 법률관념상 1동의 건물에 성립된 하나의 소유권의 내용을 변경시켜 건물의 특정한 부분에 구분소유권을 발생시키는 법률 형성적 처분행위인 구분행위의 본체적 요소인 구분의사의 표시로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은 앞서 2013. 1. 17. 선고 2010다71578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 의견에서 “구분행위의 방식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으나, 어떠한 경우에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건축허가신청이나 분양계약 등을 통하여 장래 신축되는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면 구분행위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건축허가신청 등을 통하여 구분의사의 표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는 1차 건축허가서에 이 사건 지하층을 구분건물로 신축하는 내용이포함되어 있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 그 후 설계변경으로 이 사건 지하층 없이 2차 건축허가를 다시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2차 건축허가 당시에는 구분의사가 표시되지 않았거나 종전의 구분의사 표시를 철회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는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시사한 방식을 통하여 구분의사의 표시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일반적인 건물부분에 관한 구분행위의 인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 그리고 건축허가를 받은 경위를 통해 구분의사의 표시 여부를 판단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위법한 건축물이라고 하여 구분소유권을 부정한 것은 아님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곽정엽 변호사
●법무법인 청우

곽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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