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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의원 인터뷰

장희진 승인 2020.06.30 17:59:40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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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지방변호사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Q 회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서 정신이 없으실 것 같아요.
네. 방 배정 받고 며칠 안 되었기도 하고, TV 설치도 지금 안 됐네요. 짐도 아직 다 정리가 안 되었고. 그런데도 당대표를 맡고 있다 보니까 참석해야 할 행사도 많고 일이 많네요. 이렇게 많은 행사가 있었는지 이제 알았어요.(웃음) 그런데 제가 국회에 와서도 그렇고 또 느끼는데, 제가 좀 무서운 이미지가 있나보더라고요. 국회의장님도 “최대표님 실제로 만나보니 다르네요.”라고 하시고.(웃음)

Q 아무래도 언론에서 강하게 비쳐지시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주목도 많이 받으시고. 국민소환제 법안 발의하신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죠, 언론에 또 그렇게 많이 나가서 그렇겠지만(웃음). 네, 국민소환제는 직접 민주주의에 대해서 배울 때부터 잘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사실 잘 실현되고 있지가 않아요. 국민들도 아쉬움이 많으시죠. 국민소환제라는게 사실 17대 때부터 발의가 되었는데, 통과되지를 않아왔고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20대 국회에서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게 확인이 되었죠. 의원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할까. 저 스스로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놀란 것이 5.18에 대한 말들도 그렇고, 특히 세월호 유족에 대한 폄하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어요. 자식을 잃은 분들을 돕는 것은 인류의 기본적인 도리가 아닌가 싶고. 아무리 정치적인 유불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죠. 이런 일들이 자꾸 발생하는데, 국민들은 과연 잘못하고 있는 의원들을 징치할 수 있는 방법이 다음 선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윤리특위를 만들고 이런건 실효성이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저희 당에서도 ‘열린 공약 시스템’에서 지지자나 당원분들로부터 공약에 대한 의사를 물었을 때 국민소환제가 압도적으로 1등이기도 했죠. 이건 정치적 불신을 넘어선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제도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다른  당후보들께도 토론회에서 여쭤보고 하면 동의하고 계시기 때문에 통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후속법안으로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아무래도 언론개혁이죠. ‘악의적인 왜곡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생각하고 있어요. 또 ‘오보방지법’이라고 해서 지금처럼 정정보도를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언론사들이 보도해서 문제가 되었던 분량과 형식에 비례하여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현재의 언론중재위원회의 역할이 실효성이 없다고 보여져요. 시원한 해결도 안 되고 다시 또 결국 소송을 해야 하고 해서, 이걸 ‘언론소비자원’ 형태로 개편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자분들은 이 공약에 대해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물어보시는데 분명히 ‘악의적인 왜곡, 허위 보도’에 대한 법안이거든요. 무엇이 ‘악의적인 왜곡, 허위 보도’인지는 법원에서 충분히 판단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은 반드시 필요해요. 그렇게 되면 언론사도 스스로 팩트체크 기능을 강화하겠죠.

Q 징벌적 손해배상은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텐데요.
당연히 필요하죠. 제조물 책임부터 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것이고, 여전히 안 되고 있는 것인데 그 부분도 반드시 도입이 되어야죠. 소비자주권이라는 게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임에도 선언적으로 해석될 뿐이고. 그래서 반드시 징벌적 손해배상은 논의되어야 하고,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보다는 사실 논의가 진전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일반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에 있어서 언론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Q 도입에 있어서 진통이 예상되긴 합니다.
그렇죠.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죠. 예를 들면 최서원(최순실)사건, 국정농단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정부가 사실무근이라고 했었어요. 그렇게 되면 당시 보도는 다 ‘오보’거든요. 만일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끔 했다면 그야말로 취재의 자유 제한이 아니냐고도 하세요. 하지만 저희는 ‘악의적인 허위 보도’를 말했던 것이에요. 법원에서 이미엄격하게 해오던 대로 판단가능한 부분에 대한 얘기죠.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죠.

Q 언론을 자처하는 유튜브도 문제가 많습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반드시 형사처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잘 아시겠지만, 그 부분에 대한 논의도 많죠. 언론을 자처하는 유튜버들에게도 민사상 손해배상은 예외일 수 없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Q 최강욱 대표님과 검찰개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데, 공수처에 대한 생각을 조금만 들을 수 있을까요?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통과에 이르기까지 지켜보면서 많이 느낀 것인데, 적용 대상이 너무 계속해서 축소되어 왔어요. 수사범위와 기소범위가 다르고, 타협의 산물이 되어버린 점도 있어요. 물론 빨리 출범하는 것의 중요성도 크기 때문에 우선 출범을 하고 애초 우리가 생각했던 공수처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아쉬운 부분들을 고쳐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수사권 조정에 있어 경찰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경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 검찰의 전형적인 논리죠. 검찰이 최고의 엘리트, 지식인 집단처럼 검찰 스스로도 그렇고 대중들에게도 인식되어 있는 데서 오는 우려이기도 해요. 경찰이 뭔가 민생과 밀접하게 업무를 하다 보니까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도 많았죠. 그런데 저는 복잡한 문제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보는데, 애초에 검찰제도가 설계될 당시부터 우리나라 같은 검찰의 모습을 그렸는가 하면 아니거든요. 지금처럼 기형적인 모습은 결코 아닐거예요. 그래서 정상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죠. 그리고 사실 수사권 조정이라고는 하지만, 검찰이 주요 수사는 또 다 합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수준이 낮다든가, 역량이 안 된다고 반대할 일은 아니죠. 경찰을 발전시켜서 끌어올리면 되는 일이죠. 경찰이 아무리 나쁜 짓을 하려고 해도 지금 검찰처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제가 어디선가 하기도 했어요.

Q 검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이 없어지는 부분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검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도 문제이긴 마찬가지죠. 그동안 재판에서 얼마나 나쁘게 활용되었는지는 아마 법률가라면 모두 공감하시겠죠. 한명숙 사건에서도 소환은 80번을 했는데 조서는 5개만 존재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고요. 결국은 국민의 인권을 얼마나 보호할 것이고, 재판에서 대등한 지위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의 원칙을 생각해야 하는 건데. 검찰은 피의자신문조서는 있는 그대로적을뿐이고, 본인이 확인을 해서 날인까지도 하니까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아예 피고인의 변호인이 동석해서 작성하면 어떻겠느냐라는 생각도 해요. 그렇게 했던 얘기를 정리하는 것이라면, 피의자 변호인이 작성하고 검사가 열람, 날인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아마 절대 안하겠죠. 변호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야 말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밖에 없을 텐데요.(웃음)

Q 법원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법원도 변화를 해야죠. 제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건데 군사법원은 폐지를 해야 되거든요. 일반 법원에서 다 할 수 있어요. 군사건 담당 재판부를 만들면 되는 것이고, 사실 군사건이라는 게 양도 많지가 않아요. 점점 줄어들고 있기도 하고. 주로 폭행, 음주사건들이고 그런데 아직도 안 되고 있어요. 법원은 너무 보수적이죠. 법원이 예전에국민참여재판이나 헌법재판소 설치를 반대했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여전히 상고사건 개선도 안 되고.

Q 판·검사 증원도 필요한데요.
물론이죠. 그렇게 사건이 많다고 하고 상고법원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했는데 대법관 수는 증원을 또 안 하죠. 국민들과 사법부 구성원 모두를 위해서도 증원은 필요합니다. 소수로 남아있는 특권을 누릴 시대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되고. 모든 분야가 그렇게 바뀌고 있고. 신분보장, 특혜를 줄이면 그만입니다. 변화해야 해요.

Q 전관예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현직과 재야 법조인 사이에 이해가 갈리는 부분이죠. 그런데 오히려 검찰에 있다 나오신 분들은 “검찰이 이렇게 방향을 정해놓고 몰아가는 존재인지 그동안 몰랐다. 내가 있었을 때는 몰랐는데.”라고 해요. 현직에서는 왜 못 느낄까를 생각해보면 그만큼 둔감해진다는 거예요. 업무에 치이다 보니까. 그리고 현직에 있는 분들은 어디까지가 전관예우인지도 잘 몰라요. 재야에 있는 분들은 ‘재판에서 내가 기일변경이나 증거관련 신청을 하면 잘 안 받아주는데, 전관 출신이 하면 잘 받아준다’라는 생각만 들어도 전관예우라고 느끼거든요. 유무죄에 대한 것만 전관예우가 아닌데. 재판진행에 있어서도 출석 확인하면서 미리 알고 변호사 이름 불러서 확인하는 거랑, “누가 출석하셨죠?”라고 묻는 거랑 의뢰인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데 말이에요. 그래서 시장에서 전관예우가 안 없어져요. 전관들이 재판받으면서 전관 선임하고.(웃음) 갈 길이 멀죠.

그래서 저는 로스쿨 도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기수문화, 향판과 향검, 끼리끼리의 문화를 없애려면 로스쿨 도입과 성공은 아주 중요해요. 하루아침에 전관예우가 없어지지 않겠지만, 법조인력양성에서부터 달라지면 결국 성과를 거둘 거라고 생각해요.

Q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국회에서의 ‘협치’란 뭘까요?
국회에서 싸움만 한다고 뭐라고들 하시는데, 정치는 싸움을 위해서 존재하죠. 공공자산을 두고 제대로 싸워야만 하죠. 결국 사법화되는 게 문제에요. 해결이 안 되면 결국 고소를 하고. 정치를 건전한 싸움터로 만들고 제대로 된 토론의 장이 열려야 해요. 그런데 지금 21대 국회가 출범했습니다만, 과연 ‘협치’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국민들의 80%가 넘게 공수처 출범에 찬성을 해서 통과가 됐죠. 그런데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공수처는 위헌이라고 맞서죠. 아예 출범조차 못하게 하려고 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공수처부터 하지 말자는 분위기에서 과연 어떻게 협치를 할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Q 정치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게 법조인이면서, 동시에 무관심한 법조인도 많은데요.
가장 유명한 플라톤의 말이 있죠. “정치에 무관심한 대가는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는 것이다.” 그 말이맞아요. 정치에 무관심한 건 사실 부끄러운 거예요. 정치와 무관한 삶은 없어요. 부모 자식 간에도 정치, 부부 간에도 정치 아닌가. 정치를 외면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요. 법조인이야말로 법치주의의 후퇴를 막기 위해서라도 아낌없는 관심과 질타가 필요합니다. 정치의 사법화를 가장 앞장서서 비판해야죠. 물론 정치를 하기 위한 수단 혹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변호사 업무를해선 안 되죠. 의뢰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거든요. 아무튼 선진국이고, 법치주의가 확립된 나라일수록 법조인의 정치진출은 커질 수밖에 없어요. 만일 역할을 할 기회가 온다면 외면해서도 안 됩니다.

Q 현안 이야기에서 살짝 벗어나 평소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책을 보면서 푸는데, 지금은 그렇게 할 시간이 없네요. 책 내용에 빠져들면서 복잡한 생각을 좀 잊는 거죠. 청와대에 있을 때는 스트레스가 엄청 났었어요. 살도 찌고. 출근해서 밥 먹고 회의하고 하면서 당이 떨어지니까 단 걸 자꾸 먹고. 사실 제가 땀나는 운동을 싫어하고 술도 전혀 못하거든요.(웃음) 그래서 많이 걸었어요. 사람들이 걷고 여기저기 구경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위안도 받고. 여행도 좋아하는데 바쁘고, 코로나19도 있고 해서 통 가지를 못했네요.

Q 어떤 여행을 좋아하시는지요?
제가 다양한 직군에 계신 분들을 일부러 모아서 여행을 간 게 한 10년은 되었어요. 최근에는 못 갔지만. 미술전공자, 건축 전공자들과 같이 각각의 개성과 학식을 갖춘 분들과 여행을 가면 제가 볼 수 없었던 것들도 보이게 되고, 그런 데서 매력이 있죠.

Q 책을 한 권 추천해 주신다면?
역사책이나 심리학 등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최근에 본 것을 추천드리면『법률가들』이 있겠네요. 다른 분들에게도 최근 제가 추천드리고 있죠. 우리나라 법조 직역형성 과정이 해방 전후부터 나와요. 법률가들로서 한 번씩은 읽어봤으면 합니다.

Q 훗날 지금을 어떻게 기억하실 것 같으세요?
요즘 제가 가까운 분들 뵈면 하는 말이, 역사의 소용돌이에 계속 휘말린다는 말을 해요.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계속해서 휘말렸죠. 90년대 병무비리부터 시작해서 불온서적사건, 한명숙 총리사건, 언론노동자 해고사건 등등. 최근에 채널A 검언유착사건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제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숙명같기도 하고. 한명숙 총리사건의 새로운 국면이 나타나는 지금도 그렇고. 이런 때 제가 역할이 있다는 게 영광스럽죠.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과도한 관심과 기대도 잘 알고 있고요. 슬기롭게 헤쳐나가야죠. 역사의 한 지면에 제가 어떻게 기록되는 지가 중요한데, 보통은 되는 사람으로 남아야죠. 기대에 잘 부응해야지 실망은 또 급하게 다가오니까, 열심히 해야죠.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장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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