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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상훈 인터뷰

장희진 승인 2021.01.05 14:59:12 호수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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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정상훈 씨, 서울지방변호사회입니다. 바쁘신 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반갑습니다. 변호사회 인터뷰라니 기분이 새롭네요. 지금 촬영이 끝난 것도 있고 해서 편하게 임하겠습니다.

Q. 드라마부터 영화, 뮤지컬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 오셨는데, 곧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가 오픈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코로나19 상황이기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가 시작됩니다. ‘젠틀맨스 가이드’라는 작품은 주인공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후계자 중 하나예요. 가난하게 살던 주인공은 자신이 후계자라는 걸 모르고 성장했지만 어느 순간 ‘출생의 비밀’과 함께 앞 순위의 8명만 없다면 백작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이후 백작이 되겠다는 욕망에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없애는 내용인데, 이런 과정들을 굉장히 역동적이고 유쾌하게 그려나가요.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상도 많이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에 초연으로 선보였는데, 저는 이번에 ‘다이스퀴스’역을 맡아서 1인 9역을 연기하게 됐어요.

Q. KBS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의 시작도 앞두고 계세요.

이 작품은 정말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보통 대본이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4부 정도가 와서 보게 되거든요. 근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4부만 봐 가지고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종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어야 하는데, 예상을 할 수 없으니 뒷부분 내용이 더 궁금해지는 게 이 작품의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도 드라마를 보시면서 저와 같은 신선한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Q.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재미가 역시 중요한 것 같아요. ‘웃기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작품이 정말 잘 만들어져 있는지가 중요하죠.


Q. 그동안 멜로, 스릴러, 범죄수사극, 가족시트콤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끊임없는 캐릭터 변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사실, 캐릭터 만드는 거 자체를 좋아해요. 대학로에서 공연하던 시절부터 많이 했던 거라서 익숙하기도 하고요. 뭐랄까, 오스카상을 받는 배우들이나 우리나라에도 유명 배우들처럼 살을 쫙 빼가지고 연기 변신에 도전하고... 저는 그런 건 못하겠고(웃음) 캐릭터를 폭넓게 오가면서 변화를 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캐릭터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를 많이 생각하죠. 그러기 위해서 자료도 많이 찾아보는데, 요즘은 자료 찾기가 워낙 쉬워졌잖아요. 유튜브에도 옛날 영상을 포함해서 다양한 자료가 참 많아요. 그리고 넷플릭스가 있어서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는데, 제가 해외 다큐멘터리도 좋아하거든요. 예전에는 인맥을 동원해서 찾아봐야 했지만요.
 


Q. 처가에서 사랑받는 사위, 가정에서 사랑받는 남편이시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계신데, 작품으로 바쁠 때가 많으실 텐데요.

저는 사실 ‘쫄보’예요. 가정을 돈이 아닌 행복으로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어려서 부유하게 자라지 않아서 그런지 와이프와 서로 돈보다 중요한 행복에 대한 의지가 있고 결속력도 강해요. 어려울 때도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지금 버는 돈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알 수있게 해 주는 것도 같고, 사실 와이프랑 대화를 많이 해요. 둘 다 술도 좋아하고 맛있는 것도 좋아하고,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반드시 하루 만에 화해에 도달하자’라고 약속을 했었어요. 그래야 골도 안 깊어지고요. 뭐 특별한 비결이랄 것은 없어요.

Q.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지금처럼 뮤지컬, 드라마를 다 오가면서 계속 열심히 하고 싶어요. 대중들이 사실 솔직하잖아요. 사실 무서울 때도 있죠. 열심히 하지 않거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시청자분들이 돌아설 수 있기에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어야죠.

Q. 그렇다면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나 분야는 어떤 게 있을까요?

배우는 도전을 스스로 한다기보다는 도전이 주어지게 되는 건데, 운때가 잘 맞아서 좋은 제작자, 감독님을 잘 만나기만 한다면 그게 뭐든지 잘해 나가면 되는 것 같아요. 그걸 위해서 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사실 악역을 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위트 있는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악역이 잘 안 들어오는데, 또 걱정인 건 악역을 너무 잘하면 광고가 안 들어올 수...(웃음).

Q. 올해로 데뷔 23년 차가 되셨는데, 23년간 활동을 하는 데 버팀목이 된 좌우명 같은 게 있으실까요?

그렇잖아도 좌우명에 대한 이야기를 와이프랑 한 적이 있어요. 저는 딱히 없었는데 와이프는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 생각해서라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싶어서 생각을 해 봤는데 ‘오늘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자’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예전에 부검의 역할을 하면서 자료를 좀 많이 찾아봤었거든요. 거기서 그런 걸 봤어요. ‘죽음을 피하지 마라. 가치있게 죽어야 한다.’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남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 것.

Q.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소망이 있다면?

사실 다른 소원, 포부는 없어요. 그냥 2021년에는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정말 다들 너무 힘든데,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를 갈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그거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 다 해결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겪게 하는 것 자체가 어른으로서 미안하고요. 아이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합니다. 감사합니다!

● 동 인터뷰는 KBS 드라마 방영 전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장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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