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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변호사(전 국회의원) 인터뷰

장희진 승인 2021.01.05 15:33:39 호수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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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지방변호사회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변호사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변호사로 재개업한 김관영 변호사입니다.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7년간 근무하다가, 사법시험 합격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0년 간 법률 업무를 하였습니다. 이후 8년간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국민들께서 쉬라는 뜻인지(웃음) 낙선하게 되어 변호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Q. 공인회계사 시험, 행정고시,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하여 일명 ‘고시 3관왕’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계세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변호사로 활동하시던 중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하자면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사실 정말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변호사로서 활동하며 경험한 업무의 한계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기 때문에 주어진 법과 제도의 틀 내에서 이것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작업을 주로 하게 됩니다. 그런데 10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실제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많이 보았고, 변호사라는 역할만으로는 그런 현실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정비되고 발전하기 위해 불합리한 제도나 시스템의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군산 출신입니다. 그러다 보니 군산 지역의 경제적인 어려움, 지방 중소도시가 가진 발전의 한계와 열악함을 마주하며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 철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마침 정치 입문에 대한 조언이 있었기에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2011년이죠. 2012년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기 1년 전쯤 마음을 먹고 1년 동안 군산에 내려가서 당시 4선에 도전 중이시던 강봉균 전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 국회의원과 현장에서 경선을 하는 등 노력을 하였는데, 아마도 그 패기, 용기를 보시고 군산시민들께서 저를 선택해 주신 것 같습니다.

Q. 제19대, 제20대 국회의원 활동을 마치시고 지난 7월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과 변호사로서의 업무 수행에 있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국회의원은 나라로부터 급여를 받고 공직을 역임하는 자리이고, 그 책임감이 대단히 큰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가진 권력을 절제하면서 두려움을 가지고 그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특히 입법활동과 예산 심사활동, 국정 감시활동이라는 3개의 축에서 대한민국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국회의원의 주된 역할입니다.

반면 변호사는 개별적인 사건에 있어서 당사자가 가진 인권의 최후의 보루로서의 기능이 주된 역할이라고 생각됩니다. 변호사가 수행하는 사건은 구체적인 의뢰인이 있고, 의뢰를 받아 사건을 수행하면서 당시 적용되는 법제 하에서 법리나 판례의 상세한 부분,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당사자의 억울함, 구조적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의뢰인을 도와 의뢰인의 재산과 권리를 지켜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업무 강도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어떤 것이든지 하기 나름이겠지만, 저의 경우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휴일 없이 일을 하였었고, 변호사 시절보다 훨씬 격무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활동만큼 변호사 활동을 하였다면 수입이 상당했겠지요(웃음).

Q. 재선 의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셨습니다. 의원으로 활동하시면서 발의하신 법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은 무엇인지요?

사실 입법 발의를 한 당사자로서 저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모든 법안이 다 중요했고 기억에 남습니다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애정을 가진 법률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입니다. 2014년에 발의하여 통과가 되었는데요, 그 당시까지 우리의 교육은 대부분 학교 내 교육에 머물러있고,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학생에 대해서만 정부의 지원이나 보호를 제공하고 있었고,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의 교육과 보호에 대한 고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6 ~ 7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제적, 퇴학, 자퇴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포기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됩니다. 학교를 나간 학생들이 스스로를 비행청소년이라는 생각에 젖지 않도록 법과 제도가 이들을 격려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보듬어 준다는 것이 중요하고, 억지로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가능한 교육과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한 센터를 국가와 지자체에 설립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전국의 기초지자체에 현재 230개에 달하는 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논란이 많았습니다만, 연동형비례제를 도입해서 대한민국 정치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여야겠다는 목표로, 선거법을 대표 발의하였고, 통과까지 시켰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 과정에서 두 정당에 의해 선거법이 훼손되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선거법 자체는 큰 의미가 있고, 비례성과 대표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가로 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정치에 관심 있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조언하실 말씀은 무엇인지요?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면서도 잠시 말씀드렸지만, 변호사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정치나 입법활동에 관심을 가지시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권장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입법활동, 국정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하여 부당한 법과 제도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법률전문가로서 해야 할 일종의 사회적 책무라고 봅니다. 입법의 영역과 법이 실제로 적용되는 영역의 교류가 활발해야 더욱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의 수립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정치가 때로는 혐오감을 주고 비생산적인 일로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사실은 정말로 중요한 일입니다. 역량을 가진 젊은 변호사들이 사회의 근간을 구성하는 정치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Q. 정치 입문을 위한 조언을 추가하여 주신다면?

아, 국회의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는데(웃음), 정치활동에 대한 꾸준한 관심,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 봉사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면서 공감능력을 높인다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Q. 당시 국회 특수활동비 수령 거부를 처음으로 선언하시면서 ‘특수활동비 완전 폐지’라는 큰 성과를 남기셨습니다. 연간 60억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기까지 의원들 사이에서의 논란도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제3당의 원내대표가 되고 나서, 월 약 2,50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특수활동비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되었고,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는 시민운동도 있었습니다. 제가 원내대표가 되고 나서 1주일 이내에 있었던 일입니다.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고 세금을 사용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는 것이고 이러한 투명한 의정활동이야말로 바른 국정수행에 대한 신뢰의 근간이 된다는 고민을 하였고, 우리 당원들과 논의 끝에 ‘나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고 바른미래당에서 주도하여 나머지 다른 두 정당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후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게 되면서 결국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게 되었습니다.

또 19대 국회 국회쇄신특별위원회 위원 시절, 국회의원의 변호사, 대학교수 등 다른 직업을 겸직할 수 없도록 하는 국회의원 겸직 금지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의원의 연금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하는 국회의원 연금 폐지 헌정회육성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하였었는데, 특수활동비와 더불어 국회의원의 3대 특권을 모두 폐지하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가장 젊은 원내대표임과 동시에 가장 선전하는 원내대표였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셨다는 의미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원내대표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3년 정도의 기간에 여야의 대치로 인해서 통과되지 못하는 여러 법안들이 있었습니다. 논의조차 되지 못한 중요 법안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법안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 달 동안의 집중협상 기간을 통해 그 법안들을 모두 통과시켰던 것입니다. 2018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그 일을 하였는데, 정말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국회 내의 국회의사 일정을 책임진 대표로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여, 야가 의견 대립, 이념 대립으로 인하여 통과시키지 못한 법안들을 중재자를 통해서 이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한데, 21대 국회에서는 그런 역할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여, 야가 서로 타협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제3당의 원내대표로서의 한계를 느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거대 양당의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중도정당의 확대 및 이에 기반한 다당제 정치의 구현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지금도 다당제 정치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후배변호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변호사업에 보다 충실해지려고 합니다. 국회의원 활동을 했던 8년 동안 여러 가지가 변했기 때문에 변호사로서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식을 섭취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법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이나 현장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국민들이 억울해하는 점들을 풀어주는 업무를 하고자 합니다. 특히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피땀 흘려 노력하는 기업인들이 겪는 애로사항들을 여러 행정적인 뒷받침, 제도적인 뒷받침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법률서비스 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특히 로스쿨에서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도 돕고 후배변호사 개인들도 열정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많은 변호사님들이 입법활동, 정치 영역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부당한 권력과 부당한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할 때 우리 사회가 좀 더 바르고 정의로운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장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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