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현정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콘서트 계획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팬분들을 많이 찾아뵙지 못했네요. 최근 음악프로에 나왔었고, 음원이 하나 나왔고, 다큐 프로그램이나 백투더뮤직, 그리고 영광스럽게도 SBS 창사특집 아카이브K 댄스편에 아티스트로도 출연했어요. 그 외에 화보 촬영, 필라테스나 요가 같은 건강관리를 많이 하면서 보컬트레이너와 노래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Q. 짱이(반려견)도 잘 지내고 있지요??

(웃음) 네, 그럼요. 짱이는 벌써 8살이 되었는데, 자기가 할 몫을 다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성격이 너무 좋은 강아지예요. 볼수록 사랑스럽죠.

Q. 요즘 다시 브라운관에서 뵙게 되어서 많은 분들이 반가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건지요?

활동은 뭐 항상 하고 있었는데(웃음). 새 앨범이 없어도 방송국에서 콜을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셔서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앨범 계획도 항상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소통창이 닫혀 버리다 보니까 비용도 많이 들고 여러 가지로 팀들이나 사람들이 모여서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네요. 새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여의치 않으면 광고 음원이라도 내야 찐 팬분들에게 도리를 다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작년에 앨범을 냈어요.

Q.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에서도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상당히 화제가 됐었는데, 지금도 그대로이시네요. 비결이 있으신가요?

어머, 그렇지 않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맞으며 살고 있는데 그렇게 봐 주시는 것은 ‘이미지가 그대로다’라고 얘기해 주시는 것 같네요. 무대에서 보여 주는 에너지가 분명히 다른데, 예쁘게 봐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합니다.

Q. 혹시 예전에 변호사를 만날 일은 있으셨나요?

굉장히 많았죠. 소개팅도 했었고요(웃음). 소송이나 재판은 아니지만 조언도 많이 듣고 자문을 받았었습니다. 갑과 을의 사이가 되어서 제대로 출연료를 못 받는 일 등이 생길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불리한 점, 유리한 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지, 합의를 해야 하는지 등등. 대응방식과 관련해서 판단을 해 주셔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 잘 해결이 됐어요.

Q. 데뷔하신 지 23년이 넘은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가수로서는 무엇보다 맨 처음에 데뷔했을 때죠. 그리고 1집부터 8집 앨범 냈을 때, 댄스 리메이크 앨범이라든지 싱글 앨범 냈을 때, 1등을 해서 꽃다발을 던지던 모습, 그냥 다 특별한 순간이었구나 생각되네요. 지금 이 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Q. 오랜 기간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비결이 있으신가요?

동기 부여죠. ‘항상 나에겐 팬들이 있다’, ‘팬들이 내 노래를 좋아해 주신다’ 마음으로 생각해요. 숨어있어도 팬들이 손짓을 한다는 건 저에게 엄청난 힘이 됩니다. 팬분들이 계속 찾아 주셔서 예전 영상이 돌아다니고, 힘내라 응원도 해 주시고요. 끊임없는 응원이라는 것이 원동력인 것 같아요. 가끔은 쓰러지고 싶기도 하지만 다시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더라고요(웃음).

Q. 처음에 어떻게 해서 가수가 되셨나요?

학창 시절에 헤비메탈 록 밴드를 했었는데, 결국 오디션을 보게 되어서 가수로 데뷔하게 되었죠. 그룹이 전성시대였던 때에 솔로 가수로 오디션에 합격한 후, 98년도에 새로운 소속사에서 모든 팀이 바뀌면서 전화위복이 되었고, 같은 해 히트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때 얼굴 없는 가수인 저를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김현정이 된 것 같습니다. 그때 노래가 바로 ‘그녀와의 이별’이었죠.
 

Q. 그러면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일까요?

교통사고가 나서 건강이 많이 안 좋았지만 쉬지를 못했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그리고 성대결절이 와서 침이 마르지 않게 물을 계속 마셔야 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나이가 드니까 과거와 다른 것이 특히 바로 목 관리와 건강인 것 같아요.

Q.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현재 상황에서는 음악으로 풀려고 하고 있어요. 스트레스는 누구나 많이 받지만 풀려면 항시 조심해야 하죠. 연애나 술 등은 생각할 수 없어서 드라마 다시 보기나, 이래저래 재미있는 라디오 듣기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불면증도 심했는데 40대가 되니까 저절로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더군요(웃음).

Q. 다시 태어나도 가수를 하고 싶으신가요?

아, 그냥 꿈이긴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굉장히 실력 있는 최고의 작품가가 되고 싶기도 해요. 영화를 만든다거나, 음악을 총괄하는 프로듀서가 된다거나 말이죠. 팀을 이끌어가되 조력자로서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요. 상상력을 많이 풀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가 제 꿈인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쓴 시나리오도 있고, 작사도 많이 했어요. 생각이나 계획은 많지만 아마도 그걸 오픈하는 순간 저는 가수는 은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T.R.Y.」라고 만화책 글도 썼었는데, 그 당시 어떻게 그렇게 욕을 찰지게 썼는지(웃음). 그때는 거침없이 했던 것 같아요. 유쾌하고, 솔직하고, 직설적이어서 성격을 조심하게 된 것도 있죠.

Q.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나, 지금도 가장 많이 부르게 되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그녀와의 이별’, ‘멍’ 같이 히트한 것 말고는, 요즘에는 ‘떠난 너’와 영어로 부른 노래인 ‘풍선과 커플링’이 애착이 가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 변호사님들도 많이 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팬분들에게 김현정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남은 인생에서 제 팬분들에게 해 드릴 수 있는 건 실망시키지 않고, 노래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그런 노래, 비타민이 되는 노래로 보답하는 것이겠죠. 팬분들한테는 그게 최고 아니겠어요? 저는 ing형 가수라서, X세대부터 Z세대까지 다 알아요. 떠올리면 편안하고 기분 좋은 가수, “김현정, 요새 뭐 하는지 몰라?”하는, 늘 궁금해져서 찾게 되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네요.

Q. 앞으로 꼭 더 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글쎄요, 스카이다이빙이 하고 싶긴 한데 위험할까 봐 주변에서 말려요. 근데 말리니까 더 하고 싶더라고요. 독수리가 부러웠거든요. 하늘에서 어떻게 저렇게 날 수 있을까. 저도 날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꿈 꾸면 날아다니는 꿈도 꾸고요. 떨어지는 기분은 또 얼마나 좋을까...

Q. 코로나19 때문에 연예계, 특히 가수분들도 어려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주변 분위기는 어떤가요?

제 주변도 다 같은 상황이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지만 수입이나 일의 양이 거의 줄었어요. 하지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본인 마음을 잘 다스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아요. 버티고 견디는 건 혼자서는 안 되고 주변 사람들이 도와줘야 하죠. 그 시간을 그냥 넘기면 안 되고 오히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지요. 책을 많이 본다든지, 코로나19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해 본다든지 하면서요. 저도 책만 주구장창 읽고 있네요.

Q. 끝으로, 법조인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세상에,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웃음).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 감히 해 드리고 싶은 말은, 남의 일을 대신해서 다른 사람 일을 내 일처럼 해서 해결하는 해결사로서 항상 부담감이 있으시겠지만,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으로 이겨내시고, 스트레스 받으실 때에는 음악을 많이 들어 주세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제 노래도 가슴을 뛰게 할 거예요. 진심을 다하시는 해결사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저 같은 직업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아 변호사의 도움은 항상 필요하더라고요. 저 또한 법에 무지하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우기 위해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합니다. 제일 친한 친구는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있으니, 자부심을 가지시고 파이팅하시길!!! 특히 건강하세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