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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송민경 승인 2021.06.02 13:12:22 호수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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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은 삭막한 사회 속에서 홀로 방황한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소통하려 하지만 짧은 글자들로 진정한 대화가 가능한 것일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던 가족마저 해체된 상황이다. 어느 누구 하나 마음을 터놓고 애정을 나누려 들지 않는다. 카프카의 『변신』은 외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적절한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알려 준다. 가족 안에서 적절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고민하다 벌레로까지 변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현실성 있게 담아냈다

 독일어로 ‘Die Verwandlung’이라는 원제를 가진 이 책은 현대 문명 속에서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살아가는 소외된 한 청년의 모습을 그려 냈다. 책의 시작은 열심히 살아가던 한 청년이 갑자기 눈을 떴을 때 벌레로 변해 있는 장면이다. 사람이 벌레로 변신했다는 사건은 분명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학 작품 안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작가는 꿈을 꾸는 듯한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키며 독자들에게 현실감을 준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후 그 빚을 대신 갚기 위해 외판원으로 근무하는 성실한 아들이다. 그런 그가 갑작스레 아무런 일도 할 수 없고 도리어 때마다 밥을 챙겨줘야 하는 귀찮은 한 마리 벌레로 변신한다. 도무지 가족들의 생활에 보탬이 안되는 쓸모없는 ‘그것’은 가족들에겐 빨리 사라져 줬으면 하는 괴물일 뿐이다. 그리하여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점점 홀대하게 되고 그가 죽었을 때 오히려 기뻐한다.

 인간의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레고르는 가족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았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보다는 가정에서 필요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가족들은 열심히 일하는 그를 단지 자신들을 편안하게 지탱해 주는 도구로 취급했고, 가족들을 위한 그레고르의 노력은 처음만큼의 가치를 잃어간다. 어느 날 갑자기 그레고르의 몸이 벌레로 변한 것은 그 자신이 스스로 벌레와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가족들에게 일벌레로 취급되던 그레고르는 외형이 벌레로 변하기 전에도 이미 한 마리의 벌레에 지나지 않았다. 주위로부터 소외받던 그는 더 이상 인간다움이 남아 있지 않은 자신을 발견한다.

 가족, 사회 등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 충실하려 한다. 하지만 어떤 관계 하나만을 생각하며 그것에 의해서만 살아간다면 오히려 그 자체가 억압이며 굴레로 작용할 수 있다. 때로는 적절한 선에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송민경 변호사

송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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