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기후정의 :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

지현영 승인 2021.07.05 17:31:12 호수 604

공유
default_news_ad2

 
 5월은 초록이고, 파랑이다. 노랑, 빨강, 하양, 분홍, 보라, 알록달록 말간 색들의 향연이다. 낙천주의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아마도 5월에 태어났을 것이다. 파란 하늘 아래 온화하고 선선한 바람을 맞고 자란 꽃처럼 살아갈 것이다. 그런데, 2021년 5월은 회색이었다. 흐리고 비가 많이 왔다. 천둥소리에 잠을 깨어 뒤척거리니, 마음이 착잡하다. 기후변화로 우리가 알던 ‘보통의 날씨’가 바뀌고 있다.

 『기후정의 :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는 오랜 시간 에너지정책 연구를 해 온 한 운동가의 글이다. 저자는 기후 위기의 한복판에서 가장 강력한 적인 비관과 무기력을 벗어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현존하는 기술과 정책들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시킬 정치사회 세력을 결집시키지 못해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알면서도 행동하지 못한 우리 스스로의 탓이리라.

 아는 북극곰도 없으면서, 우리는 아직도 기후변화라는 단어 앞에 삐쩍 말라 갈 곳을 잃은 곰을 걱정한다. 그러나 몇 천만리 떨어진 북극곰의 멸종까지 가지 않아도, 기후변화는 바로 우리 문 앞에 와있다. 농민들은 봄철 냉해와 긴 장마, 태풍 등 예측하지 못한 날씨의 변화에 농사를 겹으로 망치고 있고, 야외 노동자들은 긴 장마나 강추위 때문에 작업을 하지 못해 수입을 잃거나, 폭염에 작업을 하도록 내몰려 건강을 잃는다.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를 안보의 위협요소로 감지하고 대응하고 있고, 유럽은 기후 리스크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다양한 의도를 가지고 기후 패권을 장악해 가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아직도 구체성 없는 선언만 남용한다. 저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들쑤시는 일이 경제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외면하고 침묵하는 것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파티는 끝났다. 화석연료를 태워 누리는 사치가 영원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인류의 미래도 같이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파티를 누린 것은 소수인데, 피해는 다수가 본다. 게다가 초대받지 못한 이들이 더 많이 본다. 이것이 기후부정의이다. 2009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정 부문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개인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씨이다. 뭉뚱그려져 외국에만 있는 줄 알았던 소득에 따른 에너지 소비 분포 및 에너지 귀족 계급에 관한 자료가 실명과 지역(용산구 한남동 일대)이 거론될 만큼 자세한 형태로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책은 팸플릿이라고 써 놓았을 만큼 전략적으로 작은 크기이지만, 담긴 내용은 구체적이고 무겁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나. 우리의 5월이 회색으로 바래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 읽고 당장 행동하라.
 

지현영 변호사
● 사단법인 두루

지현영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글

set_C1
default_side_ad2

포토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글 및 최근글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