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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손헌수 인터뷰

이승훈 승인 2021.09.01 16:56:26 호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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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 회보 구독자분들께서는 아무래도 손헌수 님을 <허무개그>의 개그맨으로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 지금은 여러 방송에 출연하시면서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이시지요. 간단한 본인 소개와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허무개그>의 키 큰 바가지, <야인시대>의 눈물의 곡절, 어르신들의 귀염둥이 · 사랑둥이 · 재간둥이, <6시 내고향>의 청년회장, <보이스트롯> 4라운드 탈락자! 개가수(개그맨 + 가수) 손헌수입니다. 반갑습니다!

2000년 MBC 11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무개그> 코너로 큰 인기를 얻으셨지요. 그 당시를 회상해 보시면 어떠신가요?

 당시에 21살의 나이로 정말 짧은 경력에 코너를 성공시켰다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저는 5살 때부터 개그맨이 꿈이었고 18살부터 개그학원을 다녔으니, 나름대로는 오랜 준비 끝에 성공이 찾아온 거였어요. <허무개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제가 고려대학교 축제에 초대받아 갔더니 제가 MBC 소속인데도 MBC뿐만 아니라 KBS, SBS까지 3사 연예정보 프로그램 모두에서 취재를 나왔어요. 역사상 그런 일은 없었거든요. 그렇게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8주 연속 출연했고, <허무개그>를 소재로 한 책이 7권 나왔고, 광고 문의만 70개 정도가 들어왔으니, 사실 소속사도 없는 21살 어린 청년한테는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갑자기 생긴 인기와 부가 감당이 안 되었고, 성숙하게 처신하고 지키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제 와 뒤돌아보면... 이런 표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첫 끗발이 개 끗발’이었구나 싶지요(웃음).

개그맨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시면서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 ‘눈물의 곡절’ 역으로 출연하셔서 기대 이상의 연기로 호평 받으셨고, 이후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여러 뮤지컬에도 출연하셨지요. 어떤 계기로 연기의 길에 들어서셨나요?

 그때 <허무개그>로 인기를 얻자 어디로 더 가야 할지 고민이 됐던 시기에 마침 <논스톱>이라는 최고 인기 시트콤에서 카메오 배역이 들어왔고, 제가 그걸 잘 살렸다고 같은 캐릭터로 주인공 역까지 한 편 시켜 주셨어요. 그걸 <야인시대>의 조감독님이 보시고 당시 장형일 국장님께 추천해 주셨습니다.

 제가 미팅을 가기 전 이미 많은 배우, 개그맨, 가수 선배님들이 눈물의 곡절 역을 맡기 위해 다녀가셨는데, 국장님께서 제가 당시 코미디언실 선배들한테 주눅들어 사는 모습이 배역에 딱 맞다며 저를 만나자마자 선택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호응을 얻게 되니까, 제가 ‘아, 내 갈 길은 한국의 주성치구나’ 하고 큰 꿈을 품게 된 거죠. 그래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도전을 했던 것 같습니다.

2000년에 데뷔하실 즈음부터 10년 넘게 <코미디하우스>,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방송 3사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그야말로 국민적 인기를 끌었는데, 이제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모두 사라지고 공채 개그맨의 계보마저 끊어져 버렸지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까요?

 저는 방송 3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한창 핫했던 2006년에 군대를 갔는데요, 그러다 보니 한 발짝 떨어져서 냉정하게 코미디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코미디라는 것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장터에서 누군가를 또는 시대를 풍자할 때부터 이어져 왔던 것이고, 현대에 와서도 코미디는 시대마다 변화해 왔지요. 50년대 이전까지는 극장식 코미디였다가 60년대부터 본격적인 TV 코미디 시대가 열렸고, 80년대부터는 <쇼 비디오 자키>의 쇼 코미디와 <유머 일번지>의 콩트 코미디, 90년대에는 <테마게임>으로 대표되는 드라마타이즈식의 코미디, 그리고 2000년대부터는 공개 코미디가 시작된 겁니다. 이렇듯 코미디계에는 매번 위기와 변화가 반복되었고, 공개 코미디의 인기도 영원할 순 없었던 거죠. 지금은 수많은 개그맨들이 스스로 기획한 것을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통해 제약 없이 자유롭게 펼치면서, 또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유튜브가 대세가 될 것을 예측하고 유튜브에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하셨지요. 지금도 ‘손헌수 특집’ 채널을 활발히 운영 중이시고요.

 제가 8년쯤 전부터, 개그맨들이 각자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잘만 기획해서 영상으로 녹여내면 유튜브에서든 다른 어디서든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개그 콘텐츠 제작 사업을 시작했고, 개그맨들을 설득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다들 다음 주 방송 무대에 올릴 코너 회의하기도 벅찼으니까요. 그래서 혼자 이것저것 해 보다가 몇 명의 후배들을 설득했고, 어떤 팀은 투자도 해서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배꼽빌라’라는 팀과 ‘핫소스’라는 팀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제가 크게 도와줄 것도 없이 빠르게 성장했고, 고맙게도 많은 동료 개그맨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어 이제는 수익도 많이 얻고 행복하게 코미디를 하고 있죠. 그런데 정작 저는 돈을 못 벌어서, 현재는 사업을 접은 상태예요(웃음).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해 본인을 알리려는 변호사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유튜브 대선배로서, 유튜브용 콘텐츠를 제작하고 채널을 운영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저도 처음엔 이것저것 다 해 보고 넘치는 의욕과 욕심만으로 영상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어떤 영상이 조회 수가 터질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뭘 알려드릴 게 없는데...(웃음) 아! 한 가지 확실한 건, 안정적으로 조회 수를 확보하려면 먼저 확고한 기획 의도가 있어야 하고, 그 의도가 섬네일을 시작으로 영상이 끝날 때까지 쭉 이어져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너무 힘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심플할수록 좋다는 거지요. 아무리 좋은 카메라에, 조명에, CG까지 동원해도, 막상 핸드폰으로 대충 찍은 것만 못한 경우가 더 많거든요.

개그맨과 배우로 활동하시다가 군대에 다녀오신 후에는 단편영화를 연출하셔서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하셨고, 2014년부터는 가수로서 주로 EDM 장르의 앨범을 꾸준히 발표해 오셨습니다. 이 모든 게 단순히 타고난 ‘끼’ 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겠지요.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실 수 있는 열정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드라마 7편과 뮤지컬 5편에 출연했고, 영화 3편과 광고 4편을 연출했고, 디스코 EDM 앨범 4장에 트로트 앨범 2장을 냈어요. 왜 이렇게 많은 장르를 하냐고 좋지 않게 보시는 분들도 많지요. 그런데 저는 개그 하나만 보고 18살 때부터 26살까지 살다가, 군대에서 처음으로 시간을 갖고 미래를 고민하다 보니 코미디가 특정한 플랫폼에서만 생산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장르에 코미디를 대입해 보고 성공해 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개그맨 후배들이 그런 저를 보면서 가능성을 보고 계속 도전해 주기를 바랐죠.

최근에는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시면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셨고, 7월에 새 싱글 앨범을 내셨지요.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는 각오와 새 앨범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21년 동안 하고 싶은 건 다 해 봤습니다. 이젠 저의 마지막 도전이자 오랫동안 계속될 도전이 나타난 거지요. 어느 순간부터 트로트의 가사가 들리기 시작했고, 이렇게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장르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대중예술이죠. 그래서 이번에 내는 앨범도 대중들이 코로나19 시기를 잘 이겨내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모두 두 곡인데, 한 곡은 코로나19가 끝나고 전국 여기저기서 축제 같은 하루하루가 돌아오길 바라며 만든 ‘빵빠레’라는 노래이고, 한 곡은 인생은 지하철처럼 때로는 흔들리고 멈추지만 언젠가는 깜깜한 터널을 지나 행복 역에 도착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지하철’이라는 곡입니다. 아직까지는 코로나19 때문에 설 무대가 부족하지만, 잘 준비해서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개가수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개그맨으로서의 정체성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시고, 지금까지의 모든 활동들을 바탕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신 것 같아 보입니다. 앞으로의 코미디와 개그맨은 어떤 모습일까요?

 개그맨도 가수처럼 팀을 이뤄서 브랜드화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개인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부케’와 같은 방식으로 역시 브랜드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상품이 되거든요.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형태가 이어져 갈 것이고, 여기에 덧붙여 개그맨 특유의 뛰어난 기획력으로 저처럼 여러 장르에 개그를 대입시키는 개그맨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웃을 일이 없을 때일수록 개그맨들의 역할이 필요한데요, 국민 여러분들께서 아주 조금만 칭찬을 해 주시면 타고난 ‘관종’인 개그맨들은 몇 배의 웃음으로 보답해 드릴 겁니다. 우리 개그맨들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이번 인물 탐방 코너에서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대한민국 변호사님들 파이팅입니다!
 

● 인터뷰/정리 : 이승훈 본보 편집위원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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