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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인접권의 측면에서 다가가 보는 클래식 음악

허중혁 승인 2022.02.07 15:19:26 호수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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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의 저작재산권은 대부분 소멸되었다

 지난 기고에서 필자는 내면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클래식 음악을 쉽고 즐겁게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제시해 보았다. 그 방법 중의 하나로서 음악사와 음악가로 접근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유명한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는 대부분 세상을 뜬 지 오래되어 음악사적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저작권법 개정에 따라 70년으로 보호기간이 연장된 2011년 이전에 클래식 명곡의 대부분에 관한 저작재산권은 이미 보호기간을 도과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클래식 음반을 마음대로 틀어놓는 것이 백프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듣는 명반에는 연주자와 음반제작자 등의 저작인접권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명곡을 작곡한 저작권자보다, 그 명곡을 새로이 해석하여 공연하는 연주자와 이 연주를 최상의 음질로 가공하여 상업적으로 전달하는 음반제작자가 음악사적으로 더 큰 기여를 할 뿐 아니라 마니아들에게도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위대한 연주자들 덕분에 작곡가는 더욱 위대해진다

 지금 우리가 즐겨 듣는 곡들이 작곡될 당시에는 연주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거나 다른 이유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위와 같은 곡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된 배경에는 위대한 연주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지난번에 언급하였듯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지금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과정에서 170년 만에 악보를 발견한 카잘스의 공적을 빼놓을 수 있을까? 그리고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오늘날도 자주 연주되게 되었던 이유를 들 때, 오랫동안 이곡을 연구하고 표준적 해석을 제시한 글렌 굴드를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교향곡들 중에서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곡들을 거명해 본다면, 베토벤은 3번 운명과 5번 운명, 9번 합창 등이 있고 슈베르트는 8번 미완성과 9번 거인 등을 들 수 있다. 위 곡들의 오랜 명지휘자라면 푸르트벵글러가 꼽히지만 아쉽게도 그 녹음들이 오래되어 음질이 좋지 않다는 점은 지난 기고에서 언급한 바 있다. 다행히 베토벤 4, 5번과 7번 및 슈베르트 3번과 8번 등에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카를로스 클라이버라는 명지휘자가 존재하는데, 연주의 완성도에 너무나 민감했던 그의 성향 때문에 녹음된 연주가 많지 않지만 그 전부를 구입하기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특히 슈베르트 3번과 8번의 도이치 그라모폰 녹음은 1978년의 녹음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음질이 좋고 높은 평을 받고 있는 명반인데(사진 1), 마니아들이 이와 함께 갖추고자 하는 브루노발터의 1958년 CBS 녹음에 비해 구하기도 쉬워서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사진 1 / 사진 2

 
 슈베르트의 교향곡 전집에 있어서는 칼 뵘이라는 위대한 지휘자를 빼놓을 수 없는데, 칼 뵘은 그 외 브람스 교향곡 4곡의 전집과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의 연주에도 절대적인 명연으로 칭송받고 있다. 모차르트는 생전에 41개의 교향곡을 남겼는데, 이 중 30번대 이후의 후기 교향곡이 많이 연주되고, 특히 39번부터 41번까지의 마지막 곡들이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모차르트의 진정한 걸작들은 바이올린과 피아노, 플루트 각 협주곡은 물론 후세 작곡가들도 잘 건드리지 못한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호른 등 관악 협주곡들이라 할 수 있는데, 위 각 관악 협주곡에 관해서도 칼 뵘은 역사적인 명연을 남기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사진 2).

 지금은 4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의 하나로 인기가 높은 차이콥스키의 곡은 초연 당시 연주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는 등 본국 러시아의 연주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라이프치히 음악교수였던 아돌프 브로즈키가 오랜 기간 연주하고 노력한 결과 점차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어려운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라서 완벽한 기교의 소유자인 하이페츠의 연주가 최고의 명연으로 손꼽히고 있다(사진 3). 하이페츠는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외에도 시벨리우스, 브루흐 등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에도 최고의 명연을 남겼는데, 너무 완벽한 연주를 하여 오히려 반발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 3 / 사진 4


 명곡들의 해석과 보급에 기여한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를 국가별로 든다면, 러시아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폴란드의 헨릭 셰링, 벨기에의 아르투르 그뤼미오 등을 빼놓을 수 없다. 80년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평론집 『명곡 레코드 콜렉션 2001(현암사)』을 보아도, 차이콥스키는 물론 베토벤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의 명반에는 위 연주자들이 항상 같이 언급되고 있다. 이제는 개별 음반을 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올드한 아티스트들이지만, 그 연주의 깊이를 생각하면 그들의 연주는 전집으로 구매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여기서 우리가 자긍심을 가질 만한 것은 우리 연주자들이 이제는 위 대가들의 수준으로 호평받고 있다는 사실인데, 특히 정경화의 멘델스존과 브루흐 연주는 위 대가들과 같이 소개될 정도이다(사진 4).
 

위대한 연주자의 음반은 전집으로 구매하자

 비단 클래식이 아니라도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이나 연주를 중심으로 음악을 듣게 되는데, 특히 마니아들은 음원을 다운받아 듣기보다는 LP나 CD를 구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LP는 물론이고 CD도 일일이 한 장씩 구입하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필자는 좋아하는 연주자에 한해서 전집으로 음반을 구입하실 것을 추천한다. 위에서 역사적으로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들에 관해서 언급했는데,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 첼리스트들도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1) 하스킬과 헤블러
 앞서 언급한 모차르트는 음악의 신동답게 수많은 피아노곡도 남겼는데, 특히 피아노 협주곡과 소나타들은 대부분 우리 귀에도 익숙한 명곡들이다. 그래서 많은 연주자들이 다수의 음반을 녹음했는데, 유독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에 관해서 일생을 바쳐 연구하고 음반을 내놓은 피아니스트들이 있다. 유태인으로서 세계대전을 겪은 클라라 하스킬은 세포경화증이라는 불치병으로 평생을 고생했지만, 모차르트의 피아노곡들을 순수하고 명징하게 연주함으로써 최고의 명반을 많이 남겼다. 한편 귀족 출신의 잉그리드 헤블러도 평생에 걸쳐 모차르트 음악을 연구한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인데, 그녀가 남긴 피아노 소나타와 협주곡 전집은 매우 소장가치가 높다(사진 5). 위 두 사람 이외에도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의 대가라 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들이라면 릴리 크라우스와 피레스 등이 있는데, 특히 피레스는 슈베르트 즉흥곡의 절대 명연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진 5 / 사진 6

 
2) 뒤프레와 바렌보임

 첼로 협주곡의 최고 걸작으로는 드보르작과 엘가가 작곡한 두 곡이 손꼽히는데, 드보르작의 최고 명연으로 유명한 첼리스트가 로스트로포비치라면 엘가의 최고 명연으로 유명한 첼리스트가 자크 뒤프레 여사이다. 특히 뒤프레는 명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과 결혼하여 더욱 유명해졌는데, 당시 이 두 사람의 결혼은 슈만과 클라라 커플에 비견될 정도로 위대한 음악가들의 결합이었다. 뒤프레가 바르비롤리 경의 지휘로 연주한 엘가의 협주곡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명연으로 인정받지만(사진 6), 안타깝게도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서서히 죽게 되고 남편인 바렌보임으로부터도 버림을 받는 비운을 겪는다. 지금도 유튜브를 검색하면 바렌보임의 지휘로 엘가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뒤프레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슬픈 스토리와 함께 곡의 애잔하면서도 아름다움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뒤프레의 연주도 전집으로 구할 수 있다.

 3) 파가니니와 리스트
 여기서 다시 작곡가로 돌아온 것 같지만, 니콜로 파가니니와 프란츠 리스트야말로 역사적으로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니스트였다. 두 연주자이자 작곡가는 당대에 어지간히 인기가 높았던지 “모든 남자가 증오하고 모든 여자가 사랑한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는데, 젊은 날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연주를 보고 너무나 감동하여 자신도 피아노계의 파가니니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다 보니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나단조의 마지막 론도 악장을 기반으로 하여 유명한 연습곡을 작곡하기도 하는데, 그 곡이 바로 ‘라 캄파넬라’이다. 파가니니는 6개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24개의 카프리스를 작곡했고 그중 협주곡 1번이 가장 많이 연주된다(사진 7). 반면 리스트는 교향시나 합창곡 외에 1천 곡에 달하는 피아노곡을 작곡했는데, 자신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보니 매우 기교적이고 화려한 곡이 많았다. 특히 기교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초절기교 연습곡은 오늘날 많은 피아니스트들의 도전곡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곡 덕분에 라자르 베르만 같은 피아니스트가 명성을 얻게 되었다(사진 8).
 

사진 7 / 사진 8


명연과 음반 검색을 위해 참조할 만한 책들


 지난 기고를 통해 클래식 음악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의 가이드북이나 평론서 등 책을 통해 명반에 접근하는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클래식 음악에 관한 좋은 가이드북이 너무 많이 나와서 어느 것이 제일 좋다고 추천하기도 쉽지 않아서, 필자가 소개해 드리는 아래 가이드북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성향에 기인한 것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미 두 권의 책을 추천드렸지만, 꼭 추천드리고 싶은 두 권의 책이 더 있다. 오디오 전문가 김정민 씨가 쓴 『오디오파일을 위한 클래식 명반 가이드북』은 초심자뿐 아니라 마니아들에게도 매우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는 책으로, 단순히 명반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주요 명반의 음질 등 특이점을 많은 컬러사진과 함께 녹음연도까지 세분해서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음반 구입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은 같은 클래식 중에서도 현대음악보다는 바로크 등 고전파 음악을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인은 물론 마니아들도 쉽고 깊이 있게 바로크 음악을 이해할 수 있게 나온 책이 있다. 클래식 마니아 배준석 씨가 바로크 시대 음반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쓴 『Classic 명반의 산책 - 바로크, 르네상스 편』은 필자로 하여금 많은 지식과 즐거움을 재발견하게 해 준 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음반과 듣기 좋은 음악 위주로 선별해 놓았기 때문에 초심자분들께도 매우 유용하다. 일단 이 정도로 이번 기고를 마치면서 다음 회를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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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이치 그라모폰의 명반들은 대부분 DG The Originals 1, 2의 전집 시리즈로 출시된 적이 있어, 개별적으로 명반을 구하기 어려운 분들은 위 시리즈를 구입하는 것이 가성비에서 훨씬 좋기 때문에 추천드린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고로만 구입이 가능해서 아쉽다.

 

허중혁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이사

 

허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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