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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변호인 접견에 관한 단상

안갑철 승인 2022.03.02 14:06:33 호수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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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 그 끝은 보이지 않고 혼동만 계속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앞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 속에 일관성이 보이지도 않는 정부 정책에 그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따라왔다. 이는 교정행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근,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

 형사전문변호사이기 때문에, 구속된 의뢰인을 접견하는 일이 잦다. 그렇기에 부스터샷도 접종했다.1) 업무의 특성상 교도소나 구치소 접견이 잦고, 해당 기관에서는 접종을 요구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또’ 맞았다.

 그런데 최근 2022. 1. 20. 수도권에 위치한 교정시설에 방문하여 접견하려고 보니, 교정시설 직원은 해당 지침이 2022. 1. 17.부터 바뀌었다며 다음과 같은 안내를 해 주었다. 기존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에 더하여, 48시간 이내의 PCR 음성확인서가 추가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본래는, 백신 접종만 완료되면 별다른 제한 없이 의뢰인 접견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제는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미하지만, 실제로 백신 부작용을 경험했고, 순간이지만 통증이 수반되는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리고 더욱 유감스러웠던 것은 2022. 1. 25. 14:00에 접견(수도권)하고 장소를 이동하여 16:00에 접견(수도권)할 때에도 다시 한번 PCR 검사를 요구했던 것이다.2)

 본래 질서에 순응하는 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행동에 옮겨야 했다.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 없었지만, 반드시 의사표현은 해야만 했다. 교정본부에 전화하였지만 담당자와의 통화는 요원하고, 법무부 소속 코로나19 교정시설 긴급대응단이라는 곳에 전화를 했지만 먹통이었다.

 위와 같은 교정기관의 행정은, 이미 백신패스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고, 그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이 인용된 상황에서 나온 일이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역시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며, 서울행정법원에 변호인에 대한 방역패스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도 한 상황이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PCR 검사 자체를 일부 특정인만 시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정본부가 변호인에게 PCR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는 것은, 변호인의 변론권, 의뢰인을 접견할 권리, 의뢰인의 접견교통권 및 변호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상당히 제한하는 것이다. PCR 음성확인서를 받으면 접견이 가능하므로, ‘침해’는 아니라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침해에 가깝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교정본부의 지침은 백신의 접종만으로는 코로나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그 근거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48시간 이내의 PCR 음성확인서를 받은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하지 않는 것인지 불분명하고, 접견 때마다 PCR 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백신 무용론을 전제로 한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위와 같은 시책은 불과 10일을 넘기지 못했다.3)

 얼마나 고민하지 않았으면, 불과 10일도 넘기지 못하는 시책을 제시하였는지 안타깝다. 탁상행정의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이 피해를 본다. 변호사인 拙者도, 유죄 판결을 선고받고 구속된 피고인도 국민이다. 주지하듯이,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써 가능하지만, 그 정도는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다른 방법으로도 그 목적을 이룰 수 있음에도 이를 고수한다면 이는 위헌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정기관이 변호인 접견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본다. 정부 방침도 중요하고, 코로나를 대처하면서 그 확산세를 차단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겠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의뢰인을 접견하는 변호인도 위험을 감수하고 의뢰인을 접견하는 것인 만큼, 변호인 접견 시스템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접견을 신청할 때 변호인이 대면 접견 또는 일반 접견에 대한 선택지를 마련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변호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절차적(시간적)인 불이익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2022. 2. 14.자 기준) 변호인이 부스터샷만 접종한 경우라면 특별한 제한 없이 구속된 의뢰인을 접견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스터샷이나 백신 자체를 접종하지 못한 변호인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백신 접종 여부만으로, 접견에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최소한 일반 접견실에서라도 신속한 접견이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정기관도 변호인 접견에 있어서만큼은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길 바라고, 향후 이보다 더한 유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 제한은 필요 최소에 그치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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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拙者는 백신을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고 하는 얀센 백신을 맞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스터샷을 접종해야만 했다. 특히, 부스터샷 접종 이후 편도선이 붓고, 잇몸이 붓는 부작용을 겪었으며, 주사를 맞은 왼팔은 지금도 아프다.
2) 拙者는 이에 대비하여 같은 날 14:00경의 검사 결과가 나온 키트를 받아 다음 교정기관에 제시하였으나, 교정기관은 두 시간도 안 된 키트의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였다.
3) 2022. 1. 26.부터는 부스터샷을 접종한 변호인은 KF94 마스크를 착용한 상황에서 자유로운 접견이 가능하도록 변경되었다(2022. 1. 25. 교정기관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으나, 시행이 2022. 1. 26.이었다).
4)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최우선의 가치인 점을 감안하면, 구속기간 내에 무조건 사건을 처리하고자 하는 법원의 태도도 조금은 바뀌길 바란다. 실제로,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였으나 교정시설에서 확진자의 발생 또는 전수조사 등을 이유로 어렵게 잡은 접견이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의뢰인을 접견할 수 없고, 그로 인하여 방어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재판을 강행하는 것은 비록 피고인이 구속기간의 만료로 석방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할지라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재판받을 권리의 침해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안갑철 변호사
● 법무법인 감명

 

안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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