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의 나라 모로코

윤경 승인 2020.01.02 13:44:53 호수 586

공유
default_news_ad2

지난 2월에 모로코를 다녀왔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배경이 된 아이트 벤 하두(Ait Ben Haddou), 스머프가 사는 푸른빛의 마을 쉐프샤우엔(Chefchaouen), 마라케시의 전통시장을 구석구석 걸었다. 낙타를 타고 사하라 사막 안으로 들어가 붉은 사막을 트레킹했고, 밤에는 은하수를 보았다. 가슴 벅찬 감동이다.

모로코를 다녀온 후 바쁜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밀린 일 때문에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바쁜 와중에도 가끔씩 모로코 생각이 난다. 꿈속을 거닐고 온 것처럼 아련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모로코 특유의 냄새, 음식, 하늘색, 건물 등이 뇌리에 박혀 있다. 바로 얼마 전 겪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총천연색 꿈을 꾼 것 같다.

즐거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행 막판에 계단을 오르다가 왼쪽 다리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무척 놀랐다. 종아리 근육 중 일부가 놀라서 늘어나거나 끊어진 것으로 생각되는데, 걸을 때마다 극심한 근육 통증이 있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걸었는데, 근육통이 조금씩 사라졌다. 모로코 여행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은 전혀 없다. 그럴 목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 경험이 내 인생을 조금씩 미묘하게 변화시킬 것임은 분명하다. 그냥 그저 그렇게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만 하면서 무채색의 인생을 살고 싶지 않은 충동이 점점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는 삶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고, 별 탈 없이 흘러가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반면 갈수록 틀에 박힌 생활이 점점 싫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나 같은 부류의 인간 말이다. 아무리 좋은 식당도 반복해서 가기보다는 새로운 음식을 찾아 안 가본 식당에 가는 것이 더 좋다. 어떤 분들은 마음에 들었던 여행지를 다시 찾아가는데, 난 ‘가본 곳을 다시 찾기’보다는 ‘가보지 못했던 낯선 곳을 처음 방문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나 같은 사람들은 기계적이고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에 쉽게 싫증을 내는 편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신이 나다가도 어느 순간 그 일이 익숙해지면 재미가 없어진다. 이런 이들은 새로운 일을 접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일에 도전하는 것에 큰 만족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여행만한 것이 없다.

여행은 그저 집 안의 창문을 여는 일이다. 간다고 해서 인생이 찬란하게 빛나는 것도 아니고, 가지 않는다고 해서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나면, 같은 방이지만 분명히 다르다.

가끔 인생의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가 흐르는 방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속는 셈 치고 무작정 떠나보자.

 

 젊은 시절에는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았다.
일단 시간과 돈이 없었다. 사실 여행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지겹고 단조로운 일상에서 훌훌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면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장면들이 걸음걸음 시야에 펼쳐질 것 같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짜증나는 일도 많고, 실망과 피로감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인생을 바꿀만한 깨달음 같은 것도 전혀 없다. 그래서 난 이제 여행을 떠날 때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즐길 생각만 한다.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갖지 않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 한 달밖에 안 되었는데도 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여행 기간 자체는 짧겠지만, 그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몇 달 동안 행복감 속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그저 집 안의 창문을 여는 일이다. 간다고 해서 인생이 찬란하게 빛나는 것도 아니고, 가지 않는다고 해서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나면, 같은 방이지만 분명히 다르다. 가끔 인생의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가 흐르는 방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속는 셈 치고 무작정 떠나보자.

여행이 필요하지 않은 나이는 없다.
돈과 시간이 생긴 후에 여행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마라. 여행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들은 돈과 시간이 남아도는 행운아들이 아니었다. 여행은 늙어서 은퇴 후 가는 것이 아니라 늙기 전에 가는 것이다. 죽기 직전에 가는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여행의 진짜 가치는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흘러야 빛을 발한다. 좋은 추억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윤 경 변호사
● 더리드
공동법률사무소

윤경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글

set_C1
default_side_ad2

포토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글 및 최근글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